왜 스테이블코인인가? 온라인 뱅킹과 다른 4가지 핵심 포인트

Last Updated on: 2025-07-27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송금하고 결제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온라인 뱅킹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굳이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죠. 이미 토스나 카카오뱅크로 돈 보내는 게 몇 초면 끝나고, 결제도 신용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니까요.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암호화폐라는 트렌드를 넘어서, 기존 금융 시스템이 놓치고 있던 빈틈을 메우고 새로운 결제 지형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닫혀 있을 때도, 스테이블코인은 움직인다

은행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항상 열려 있지는’ 않습니다. 은행 영업시간을 벗어나거나, 주말과 공휴일에는 송금이 지연되거나 다음 날로 넘어가기도 하죠. 특히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경우엔, 여러 중개기관을 거치며 며칠씩 기다려야 할 때도 많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런 제약을 뛰어넘습니다.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언제든지 몇 초~몇 분 안에 전 세계 어디로든 송금할 수 있죠. 예를 들어 금요일 저녁에 미국의 프리랜서에게 대금을 보내야 한다면, 전통 은행은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지급이 가능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한 번 전송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주소를 잘못 입력하면 되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화이트리스트(허용 주소 목록)나 다중 승인 같은 안전장치를 함께 씁니다.

👉 What is a Stablecoin?

image 16

국경도, 통화도, 앱도 가리지 않는 유연성

온라인 뱅킹은 편리하지만, 여전히 ‘국가 단위’로 동작합니다. 통화도 다르고, 결제망도 다릅니다. 그래서 해외 송금은 여전히 복잡하고 비쌉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런 ‘국경’의 개념을 지우는 데 강점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디자이너가 발행한 USDC를, 한국의 개발자가 메타마스크나 코인 지갑으로 같은 방식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앱이 다르고 나라는 달라도, 돈의 흐름은 일관됩니다. 이건 기술적으로 엄청난 진보예요. 돈이 이메일처럼 작동하는 시대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 Circle의 준비금 공개 보고서

물론 이 돈을 다시 원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거래소(=온·오프램프)를 거쳐야 하고, 여기에 수수료나 규제가 붙습니다. 하지만 결제 자체의 간편함은 분명히 체감됩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코딩된 돈’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이체나 정기결제는 대부분 은행 내부 시스템이나 카드사의 정산을 따릅니다. 정해진 날짜에 빠져나가는 구조죠. 이건 자동화라기보다는 ‘예약된 청구’에 가깝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걸 완전히 바꿉니다. 돈에 조건을 코딩해서, 상황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죠.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 상대가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대금이 지급되는 ‘에스크로’
  • 프로젝트 마일스톤마다 자동으로 나뉘어 지급되는 정산
  • 시간이 흐를수록 천천히 흘러나가는 급여나 구독료 (이걸 ‘스트리밍 결제’라고도 부릅니다)

게다가 거래당 수수료도 낮기 때문에, 수백 원 단위의 API 요금 과금이나 콘텐츠 과금 같은 소액결제에도 적합합니다. 지금까지는 수수료 때문에 구현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결제 모델이 가능해지는 거죠.

👉 Superfluid: 실시간 스트리밍 결제 프로토콜

투명하지만, 더 많은 책임이 따르는 시스템

스테이블코인은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보냈는지를 추적하기가 쉽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이게 회계·감사 처리에 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공개성은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설계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겨줍니다.

또한 발행 주체(예: USDC 발행사 Circle)의 준비금 투명성, 디페깅(1달러와의 가격 괴리) 가능성, 키 분실 사고 등 전통 금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이나 팀에서는 멀티시그(여러 명의 승인), 온체인 모니터링, 규제준수(KYC/AML), 회계 연결 등을 고려해 운영 체계를 정립해야 합니다.

결국, 어떤 상황에 어떤 수단을 써야 할까?

한국처럼 은행 시스템이 빠르고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선, 국내 거래 위주라면 기존 온라인 뱅킹이 더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글로벌 사용자나 파트너를 상대하거나, 자동화된 정산, 소액·고빈도 결제를 구현해야 한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수단이 줄 수 없는 민첩함과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사용 예시

  • 글로벌 SaaS 회사가 해외 고객으로부터 24시간 자동 결제를 받고 싶을 때
  •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디자이너·번역가에게 자동 정산을 해주고 싶을 때
  • 웹툰이나 음악 스트리밍에서 5초 단위로 과금하고 싶을 때
  • 유튜버 수익을 다수의 공동제작자에게 비율로 즉시 분배하고 싶을 때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기존 뱅킹 시스템보다 훨씬 유연하고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대체’가 아니라 ‘확장’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을 완전히 대체하려는 도구가 아닙니다.
기존 시스템이 놓치던 부분을 채우고,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결제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