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망 및 반도체 시장 동향

Published on: 2025-01-05

최근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TSMC와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현황과 함께, 그 속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유리 기판(Glass Substrate)’과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 시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삼성 파운드리 vs. TSMC: 점유율 격차 심화

TSMC의 독주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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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ounterpoint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TSMC의 독보적인 지위는 여러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4년 3분기 기준, TSMC는 약 65%의 점유율로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나가는 중입니다. TSMC가 이처럼 시장을 장악한 데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선단(先端) 공정 기술력과, 미국 빅테크를 포함한 다수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꾸준히 쌓은 신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TSMC는 고객사별로 요구하는 다양한 공정 노드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설비 확장 전략으로 주문을 빠르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5nm, 4nm 등 고성능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빠른 양산 시점과 높은 수율(양품 비율)을 보여줌으로써, 초대형 빅테크 업체들의 AI·클라우드용 칩 수주를 놓치지 않고 있죠. 이 같은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 능력은 TSMC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10% 미만으로 점유율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약 18% 수준)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 난 것이어서 업계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천명하던 모습과는 반대로, 파운드리 사업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늘고 있지요.

시장 분석가들은 이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3nm 공정에서의 성과 부진을 꼽습니다.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를 먼저 도입해 기술 퀀텀 점프를 노렸으나, 실제 양산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반면 TSMC는 기존 핀펫(FinFET) 구조를 사용해 안정적인 수율을 보여주면서 3nm 공정을 서서히 확장, 고객사들에게 더 큰 신뢰를 쌓게 되었죠. 이 격차가 누적되면서, 같은 시장 내에서 양 사의 점유율 차이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입니다.

삼성의 변화 시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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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지난 2024년 말, 대규모 인사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 신임 파운드리 사업부장(한진만 사장)이 선임되었고, 동시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 자리도 신설되었습니다. 이 과감한 조직 개편은 그동안 파운드리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내부적으로 “이번에는 파운드리에 힘을 실어 꼭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신임 사업부장으로 올라선 한진만 사장은 미주(Mid-America)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미국 고객사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파운드리 사업은 수율 문제와 낮은 생산 가동률로 인해 부침이 컸는데, 영업력을 강화해 우량 고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의 ‘중단’ vs. ‘유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문제는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감가상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024년에 일부 라인의 가동률을 30% 정도 낮췄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결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장치 산업 특성 상 장비는 계속해서 감가상각이 진행되고, 생산 라인을 놀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조직 개편과 함께 투자 기조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기술 개발과 고객사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보낸 것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TSMC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미주·중국 등 다양한 지역의 잠재 고객 유치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입니다.

가격 경쟁력 vs. 수율 안정화

웨이퍼 가격 인상과 후공정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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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운드리 시장의 또 다른 이슈는 웨이퍼 가격 급등입니다. 예를 들어, 3nm 웨이퍼 한 장당 가격이 약 3만 달러 수준으로 기존 5nm, 4nm 공정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성능 칩 생산 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어드밴스트 패키징(2.5D, 3D 패키징 등) 비용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객사 입장에서는 생산 단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기술 고도화에 따른 수율 관리와 더불어, 이런 상승 비용을 고객사에게 어느 정도 전가하거나 내부 효율을 통해 흡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TSMC가 워낙 안정적인 수율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같은 후발 업체가 가격만 낮춰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수율이 핵심

삼성전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가격’보다도 ‘수율’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즉, 고객사들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해내고, 일정 수준 이상의 양품 비율을 보장해야 신규 주문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파운드리는 규모가 커질수록 ‘학습 효과’와 ‘데이터 축적’이 중요합니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요인을 얼마나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지, 우수한 장비와 인력을 얼마나 적기에 배치할 수 있는지가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로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실제 고객사를 만족시킬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시장점유율에 직결되었습니다. 따라서 3nm·2nm 등 차세대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해, 신규 고객사뿐 아니라 기존 고객사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유리 기판과 실리콘 포토닉스

유리 기판(Glass Substrate)의 부상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유리 기판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플라스틱(PCB 기반) 기판을 사용해 왔지만,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선폭을 조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이면서 열 방출 효과가 뛰어난 소재가 필요합니다.

  • 장점: 유리 기판은 고온에서도 구조가 뒤틀리거나 변형되는 정도가 적고, 열 방출(Heat Dissipation)에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매우 미세한 선폭도 구현 가능해 초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 단점: 깨지기 쉽다는 구조적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화학 강화(Chemical Strengthening) 기술을 적용하는데, 이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일부 기업들이 유리 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의 가속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반도체 칩 간 통신을 기존 구리 기반 대신 광(光) 기술로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고성능 칩들이 극단적인 연산 속도를 요구함에 따라, 칩 내부나 칩과 칩 사이의 데이터를 더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광통신’이 필연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 열 방출과 속도: 광 기반 통신은 구리 기반 통신보다 속도가 빠르고, 노이즈(잡음)가 적게 발생합니다. 또한 칩 간 통신 속도가 빨라지면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줄이는 데도 유리합니다.
  • TSMC 로드맵: 원래 실리콘 포토닉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7년쯤으로 알려졌지만, TSMC가 이를 2025년으로 앞당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로 인해 유리 기판 역시 더 빨리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높은 전송 속도와 열 방출이 요구되는 실리콘 포토닉스 환경에서, 유리 기판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투자 힌트

메모리 vs. 로직 반도체

지난해(2024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9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을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로직 반도체(프로세서, 파운드리 포함) 분야가 더욱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서버·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결국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 역시 로직 반도체 시장의 확장 흐름과 맞춰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에는 로직 반도체 시장이 AI를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삼성전자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AI, ASIC 수요 확대의 기회

요즘 빅테크 기업들이 GPU(그래픽 처리 장치)로 대표되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설계 칩(ASIC)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TPU, 오픈AI, 메타, 바이트댄스 등 다양한 업체들이 독자적인 칩을 구상하거나 이미 생산에 돌입했죠. 이때 ASIC 칩을 실제로 양산하기 위해서는 TSMC나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TSMC의 생산 능력이 이미 풀가동 상태에 가까워, 새롭게 들어오는 주문이나 우선순위가 낮은 고객사는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수율 문제 등을 완벽히 해결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일단 미주·중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낙수 효과’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AI 수요의 급증으로 엔비디아 GPU에 탑재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만 각광받았던 시선이, 이제는 파운드리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낙수 효과: 빅테크 고객사들 주문만으로도 이미 포화 상태가 된 TSMC가 모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중소형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인텔 등 다른 파운드리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 소부장 영역: 유리 기판, 화학 강화 설비, 고급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장비 등 특수 분야에 집중하는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열릴수 있습니다. 미세 공정이 진행될수록 공정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고난이도의 소재나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주가 및 투자 전략

반도체 시장은 사이클이 크지만, 그 안에서도 특화된 기술이나 세부 영역이 성장 동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2024년) 하반기 이후로 여러 증권사 보고서들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적자, 메모리 가격 하락, HBM 수율 문제 등 부정적인 요인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직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파운드리 산업 자체는 꾸준히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체 파운드리’를 낙관하기보다는, “삼성 파운드리가 어느 분야에서 수율을 회복하고, 어떤 고객사 물량을 유치할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동시에 유리 기판·실리콘 포토닉스 등 기술 혁신이 실제 양산 단계로 가시화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생각보다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3nm 공정에서의 부진, 낮은 가동률, 감가상각 부담 등 문제점이 여럿 지적되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들이 본격적으로 ASIC 제작에 뛰어들고, TSMC의 생산 능력이 한계치에 근접해가는 시점이라는 점은 삼성전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반도체 업계는 고성능 AI 칩이 주도하는 로직 반도체와 함께, 미세 공정 및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날로 커질 전망입니다. 유리 기판실리콘 포토닉스가 급부상함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영업 투트랙 전략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빠르게 고객사 신뢰를 회복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차세대 기술을 선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달려 있습니다. 반도체 후발주자와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유리 기판 강화 기술에 뛰어드는 등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므로, 파운드리와 관련 소재·부품·장비 쪽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빅테크들의 행보, 파운드리 공정 전환 속도, 그리고 삼성전자가 내놓을 차세대 로드맵에 주목해 보면 좋겠습니다.